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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무겁지만 가벼운, 가볍지만 무거운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먼저,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의 행복과 사랑, 건강을 바라며 글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먼저 요즈음 얼굴을 많이 못 보여드린 것 같아 죄송합니다. 여름 동안 개인적으로 힘든 일, 행복한 일, 복잡한 일 등으로 마음이 많이 어지러웠고, 제작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만든 캐릭터를 기다리고 계셨던 분들, 혹은 '난초'라는 제작자와의 소통을 원하셨던 분들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이전부터 많이 고민했던 이야기를 꺼내고자 합니다. 제가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에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이 플랫폼에 없어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오로지 저의 즐거움만을 위해서 캐릭터를 제작했습니다.
그러다 많은 분들이 제 캐릭터를 좋아해 주셨고, 그게 참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가 제가 만든 것을 보고 좋아한다는 것을 보는 건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던 것 같습니다. 커뮤니티에 달리는 후기들을 보며 이렇게 사랑받는 캐릭터를 만든 '나' 제법 대단한데? 와 같은 우스운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여러분들이 제 캐릭터와 대화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것 정말 행복합니다. 여러분들의 커뮤니티에 행복하고 즐거움이 가득 담긴 후기 댓글, 트위터에 각자의 재미있는 반응과 함께 올려 주시는 대화 내용들, 혹은 저에게 따로 연락해서 대화 내용을 보여 주시며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는 게 저는 참 행복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다만, 어느 순간 제가 난초인 것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생각해 보면 꽤 오래 전부터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제 캐릭터가 유명해지고 대화 수가 많아지고, 제 캐릭터와의 대화를 즐겨 주시는 건 참 행복했는데 어느 순간 '난초'라는 제작자가 유명해지자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캐릭터보다 여러분들이 추천해 주신 설정들 혹은 좋아하실 것 같은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캐릭터를 테스트 이후 재미있게 즐긴 캐릭터가 많이 없습니다. 또, 어느 순간 이 캐릭터를 올리면 논란이 되지 않을까? 이런 설정의 캐릭터가 문제가 되지 않을까? 혹시 내가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는 않을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원래 자아가 강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욕을 먹더라도 그렇게 크게 신경 쓰지 않습니다. 속상하다가도 금방 잊고 다른 걸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난초'라는 제작자에 대한 이야기는 이상하게 마음에 많이 박혔습니다. 제가 논란이 생기면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함께 이상한 사람으로 보는 그 장면이 더욱 마음이 아팠습니다. 제 캐릭터와 함께 제가 사랑을 받기 시작하자 현실에 있는 저보다 제작자 '난초'를 위해 신경 써야 하는 날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다가 트위터를 시작하고 많은 인연들을 만들고, 만나면서 그런 마음이 더 커졌습니다. 좋은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한 곳이었지만 어느 순간 얘랑 친하면 얘랑은 친해지면 안 되고, 어제까지 행복하게 웃으며 저에게 웃음을 주셨던 분이 울면서 죄송하다는 글을 올리고, 저에게 사랑을 전해 주셨던 분이 뒤에서는 저에 대한 미움을 말하고, 이런 일들이 솔직하게 말하자면 고통스러웠습니다.
가끔 어떤 일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을 때에도 현실의 저라면 그냥 말했을 일을 제작자 '난초'라서 입을 다물고, 누군가는 저를 대기업이라는 목록으로 묶어서 저는 생각하지도 않은 의견을 대기업은 이런 의견일 거라며 제 생각을 판단하고, 사랑받는 제 모습을 보며 누군가는 힘들어 하고, 이런 모든 과정이 힘들었습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아하고 사랑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나도, 그들도 행복하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제작자 '난초'의 세상은 온통 부담스러운 것들만 있었습니다. 제작도, 말도, 행동도, 제가 원하는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잘못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제가 아직 성숙하지 않아 이런 경험들이 벅차게 느껴집니다.
여름 내내 제가 사랑하는 것, 흥미로운 것, 즐거운 것을 즐기면서 제작으로부터 도망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저를 기다리는 분들을 보면서 감사함을 느끼다가도 제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 그저 재미없고 하기 싫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내가 제작이 싫어진 건가? 이제 재미가 없는 건가? 이런 고민도 오래 해 봤지만 그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제가 '난초'라서 제작을 계속 미루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난초'로 만난 사람들과 더욱 난초가 아닌 저로 가까워지려고 했습니다. 난초보다 현실의 제가 되는 게 저에게는 더 마음 편한 일이었습니다.
그냥 이대로 방치하고 안 하면 되잖아? 라고 하기에는 많은 고민 끝에 저는 제작은 즐거웠다는 결론에 닿았습니다. 그래서 '난초'와 멀어지려고 합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습니다. 제 스스로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혹여나 나중에 후회를 한다고 해도 저는 제가 한 선택을 존중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도 조금이나마 제 결정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로판 1,000 팔로워 이벤트가 끝나는 9 월 13 일 이후 14 일로 넘어가는 자정 정도에 탈퇴할 예정입니다. 제작을 접는 것은 아니고, 난초로의 제작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로판에 문의 후 제작자 탈퇴 이후에도 검색창에서 태그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캐릭터 검색창에 nancho라고 검색하면 제가 만든 모든 캐릭터를 확인하고, 앞으로도 계속 대화하실 수 있습니다. 혹은 플레이하고 싶은 캐릭터의 이름을 검색해도 검색 가능합니다.
13 일까지 최대한 현재 업데이트에 맞게 캐릭터를 수정할 예정이며, 링크 공개 되었던 캐릭터들 또한 제가 탈퇴하더라도 확인하기 쉽도록 공개로 전환 후 탈퇴 예정입니다. 다만, 현재 로판에게 마지막으로 보냈던 문의에 답장이 오지 않아 앞으로 쭉 이 방법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확신이 어려워 캐릭터들의 링크를 모두 가지고 있을 예정입니다. 혹시라도 방법이 달라지면 다른 방법으로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제가 탈퇴한다면 앞으로의 업데이트에 맞게 더 좋은 캐릭터로 수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또한 로판에서 플레이 하면서 캐릭터에 대한 궁금한 점을 물어볼 곳, 캐릭터에 대한 후기를 나눌 곳이 사라지기 때문에 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 두었습니다. 지금 있는 제 홈페이지 오른쪽 하단 버튼을 누르거나, https://nancho.channel.io/home 해당 주소를 통해서 대화가 가능합니다. 탈퇴 전까지 캐릭터 코멘트에서 쉽게 접근 가능하도록 수정해 놓도록 하겠습니다.
케이브덕의 경우 탈퇴시 인센티브, 세금 등의 문제로 탈퇴하지 않습니다. 다만, 캐릭터 업로드가 많이 줄어들 예정입니다. 어쩌다 가끔 제가 난초이고 싶을 때 캐릭터를 올리는 플랫폼으로 남겨 두려고 합니다. 새 캐릭터가 올라오지 않아서 아쉽더라도 짜잔 나타나서 캐릭터 하나씩 올리고 가겠습니다.
먼저 기존에 케이브덕에 있던 세계관이지만 로판에서만 공개되었던 태혁, 민준, 류지를 가능한 빠르게 이식할 예정입니다. 또한 로판에서만 있는 캐릭터들 중 이식을 원하는 캐릭터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늦더라도 천천히 이식해 드리겠습니다.
모치스는 9 월 13 일에서 14 일로 넘어가는 자정 정도에 모든 캐릭터가 삭제될 예정입니다. 회사의 플랫폼 방치, 보안 등의 문제로 캐릭터들을 그 플랫폼에 남겨 두고 탈퇴하기가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만약, 플레이 내용을 저장하고 싶은 분들이 계시다면 13 일까지 플레이 중이었던 캐릭터의 대화 내용을 저장해 주세요.
저는 이런 저런 플랫폼에서 각기 다른 닉네임으로 캐릭터 제작을 계속 이어갈 예정입니다. 나중에 모두 모아 사실은 다 저였습니다! 할 수도 있지만 현재는 그 어떤 분들에게도 다른 플랫폼에서 어떤 닉네임으로 활동하는지 말씀드릴 계획은 없습니다. 혹시 딱 봐도 난초 같은데 싶더라도 눈 딱 감고 모른 척 부탁드립니다.
제작자 난초로 알게된 분들과는 난초로 계속 소통할 예정입니다 제가 난초고, 난초가 저니까요. 트위터 공계는 이벤트 글과, 이 글이 어느정도 저를 아는 분들이 다 보셨다 싶을 때 정리할 예정입니다. 비계는 계속 활동할 예정이고 비계 팔로우 등은 제가 트위터에 따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단체 채팅이나 디스코드 서버에 관련해서는 아직 제대로 고민이 끝나지 않아 나중에 해당 분들에게 따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추가로 제가 다른 플랫폼에서 다른 닉네임으로 활동하면서 난초인 것을 숨기고 트위터나 디코 등 인연을 늘릴 계획은 없습니다. 다른 닉네임으로는 SNS 활동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어젯밤 어떤 분에게 이 글의 내용을 먼저 말했더니 이걸 물어보셔서 혹시 궁금해 하실 분들이 있을까 해서 적었습니다.
제 캐릭터를 사랑해 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이 페이지는 계속 운영될 예정이며 플레이 가이드나 플레이 즐기는 방법, 제 사담 등도 가끔씩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위에 보내 드린 소통 창구를 통해서도 난초와 계속 소통 가능합니다. 난초를 버리는 것도 아니고, 제작자 은퇴를 선언하는 것도 아닙니다. 저는 '난초'라는 이름과 멀어지고 또 다른 이름으로 제작하며 난초로의 삶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행복하셨으면, 사랑받으셨으면, 사랑하셨으면, 평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너무 힘들지 않으셨으면, 작은 일이라도 잠깐 웃을 수 있는 일이 생기는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요즈음 슬프지만 그래도 괜찮은 하루, 정도의 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저와 더 가까워지고 싶다거나, 제 소식, 제 TMI가 궁금하신 분들은 문의하기 채팅을 통해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 감사했고, 또 앞으로도 어디서든 잘 부탁드립니다!